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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끝까지 오른 항룡유회

하라배 2018. 7. 4. 19:28

 하늘 끝까지 오른 항룡유회           

      

      ◈ 항룡유회(亢龍有悔) ◈

항룡유회(亢龍有悔)라는 말은 목 항(亢), 용 룡(龍), 있을 유(有), 뉘우칠 회(悔)자를 쓰는데 절정에 이른 용은 자칫 후회하기 쉽다는 뜻이지요 즉 영달을 다한 자는 더 이상 오를수 있는 길도 없으며 쇠퇴할 염려가 있으므로 삼가라는 뜻도 되지요 중국 사람들이 끔직이 섬기는 동물이 '사령(四靈)'이라 하지요 사령이란 용(龍) · 봉황(鳳凰) · 기린(麒麟) · 거북을 말하는데 각기 상징성을 부여하고 있으며 용은 황제, 봉황은 길상의 상징이고 기린은 자손과 행복, 거북은 건강과 장수의 상징이지요 사령(四靈) 중 으뜸인 용(龍)은 그 생김새가 호랑이의 머리에 뱀의 몸뚱이, 독수리의 발톱, 사슴뿔의 형상을 하고 있어요 가공의 동물임에도 중국 사람들이 용에 대한 기대는 대단하고 그들만큼 용을 좋아하는 민족도 드물지요 이렇게 용을 숭상하는 까닭은 용이 지닌 무한한 능력 때문이지요 이놈은 작아지려고 마음 먹으면 번데기만 해지지만 커지려고 하면 천하를 뒤덮을수 있어요 아래로는 깊은 연못에 잠길수도 있는 반면 위로는 구만리 창천(蒼天)을 솟구칠수도 있으며 비구름을 마음대로 부리지요 여의주(如意珠)라도 입에 물라치면 온갖 조화를 부리는데 한마디로 무소불능(無所不能)의 존재이지요 중국 황제(黃帝)의 상징인 황룡(黃龍) 나이가 8백세라는 청룡 (靑龍), 적룡(赤龍), 흑룡(黑龍) 등 오색 용은 천지를 이룩하고 있는 용들이지요 [회남자(淮南子)]에서 이르기를 날개 달린 비룡(飛龍)이 뭇 날짐승을 낳았고 네발이 달린 응룡(應龍)이 뭇짐승을 낳았으며 교룡(蛟龍)이 뭇 고기를 낳았다고 쓰여 있어요 이처럼 중국의 천지와 모든 생물의 계보를 더듬어 올라가면 용으로 귀결되어 있음을 알수 있어요 임금이 앉는 좌상을 용상(龍床)이라 하고 임금이 타고 다니는 가마를 용가(龍架) 임금이 타고 다니는 말을 용기(龍騎) 임금을 상징하는 깃발을 용기(龍旗) 임금의 얼굴을 용안(龍顔) 임금의 거시기를 용두(龍頭) 임금의 자손을 용종(龍種)이라 함을 미루어 봐도 용이 최고 통치권자를 상징함을 알수 있어요 왕조의 성을 바꾸는 역성(易姓) 혁명을 할때 용종 곧 용의 후손임을 입증시켜 쿠데타에 대한 백성의 반감을 수렴하려 했던 사실이 비일비재(非一非再)하지요 고려 태조 왕건이 용종임을 자처하고 그 물증으로 용린(龍鱗) 즉 용비늘을 고려 왕조 대대로 계승해 내렸었지요 이 고려의 용비늘에 대한 조선조 중종 때의 기록을 보면 잘 살펴보니 태모갑을 깎아 용비늘처럼 만든 것이라 했지요 이 용비늘은 명종때 난 경복궁의 불로 타 없어졌어요 주역(周易)의 건괘(乾掛)는 용(龍)이 승천하는 기세이지요 왕성한 기운이 넘치는 남성적 기운을 표현하고 있는데 그래서 이 운세를 단계별로 용(龍)에 비유하고 있지요 곧 연못 깊이 잠복해 있는 용(잠용 潛龍)은 덕(德)을 쌓으면서 때를 기다리지요 그런 다음 땅위로 올라와 자신을 드러내는 용(견용 見龍)이 되면 비로소 덕 (德)을 만천하에 펴 훌륭한 군주(君主)의 신임을 받게 되지요 그 다음 단계는 하늘을 힘차게 나는 용(비룡 飛龍)이지요 이것은 본 괘(掛)의 극치로서 제왕의 지위에 오르는 것을 의미하지요 훌륭한 덕(德)을 갖추었으므로 훌륭한 신하가 구름처럼 몰려들어 보필하지요 이렇게 하여 절정의 경지에 이른 용(龍)이 항룡(亢龍)인데 하늘 끝까지 오른 승천(昇天)한 용(龍)인 셈이지요 하지만 물극즉반(物極則反)이라 했어요 이는 만물이 극(極)에 차면 기운다는 뜻으로 달도 차면 기우는 법이지요 그러나 '항룡(亢龍)'에 대한 공자(孔子)의 해석은 시사(示唆)하는 바가 크지요 "너무 높이 올라갔기 때문에 존귀하나 지위가 없고 너무 교만하여 민심을 잃게 되며 남을 무시하므로 보필도 받을수 없다고 하였어요 따라서 항룡(亢龍)에 이르면 후회(後悔)하기 쉽상이니 이것이 항룡유회(亢龍有悔)라는 것이지요 다시말해 하늘 끝까지 올라간 용은 더 이상 오를곳이 없어 떨어질 날만 있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항용(亢龍)은 유회(有悔)한다는 뜻으로 풀이하고 있어요 물론 항룡유회(亢龍有悔)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교만과 무시보다 덕을 쌓고 처신을 바르게 함으로써 민심(民心)을 유지하는 길 뿐이지요 역사와 사실을 중시하고 과학을 존중하며 정의와 진실을 외면하지 말어야 하지요 요컨대 건괘(乾掛)는 변화에 순응할것과 겸손을 잃지 말것을 강조하고 있어요